※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아닌 그의 아내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책이다. 처음에 나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 때 많이 헷갈려했는데, 내용이 일부 계승되었지만 어쨌든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코스모스를 읽고 싶다면 ‘칼 세이건’ 버전으로 읽기를 권한다.

‘코스모스’는 참 유명한 책인데 부끄럽지만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천문학의 발전과 그 의의, 우리의 인류가 광활한 우주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진가에 대한 과학 철학적 해석을 담은 책인데, 곧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계승한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이다. 도서관에서 진중문고 목록을 살펴보다가 익숙한 이름이길래 이 기회에 빌려 읽었다. 비록 오리지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고 밥 먹으면서도 인간의 존재 의의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했다.

‘우주력(The Cosmic Calendar)’을 언급하며 우주의 진화 과정을 소개하고 인류가 살아온 기간은 채 6초가 안된다는 사실을 몇 번 들었음에도 참 짧다는걸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수차례의 우주 탐사를 위한 인간의 도전들, 이를 위해 핵분열과 양자역학 등의 학문을 탄생시킨 내용들은 마음을 벅차게 만들었다. 내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문이 결국에는 인류의 큰 뜻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열정이 불타오른다. 지금 관심있어하는 계산화학이던, 양자역학이든, 반도체 분야든 어느 분야에서 흘린 내 땀과 노력들이 한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게 느껴졌다. 무용해보이고 당장 쓸데없어보이는 우주 탐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에 있는게 아닐까?

우주의 역사, 인류의 역사에 대한 전반부와 중반부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후반부에서는 산만하고 내용이 정신없게 느껴졌다. 앞으로의 인류가 나아갈 미래 사회를 꿈꾸며 이를 제시하는 내용들이었는데, 너무 이 정보 저 정보 끌어다가 흩뿌려 놓은 나열식의 내용들이라 많이 아쉬웠다. 9장까지 판의 크기를 태양계, 항성계, 우주로 넓혀가다가 갑자기 인류의 미래에 한정해서, 그중에서도 지구의 환경에 국한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다보니 갑작스럽게 범위가 좁아진 데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다 갑자기 환경으로 넘어가고, 또 다시 역사로 넘어가는데, 여러 분야를 통섭하는 느낌보다는 난잡한 느낌이 강했다. 아무래도 막연한 미래 세계를 그려내다보니 그렇게 되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아쉽긴 하다.

‘코스모스’라는 제목을 그대로 따오는 데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읽어보고 제대로 비교해야겠지만, 객관적으로 이 책만 놓고 봤을 때에는 훌륭한 점도 있지만 너무 용두사미라 뒤로 갈수록 아쉬웠다. 그래도 일반 사람들이 읽는 과학 입문서로는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제목 분야 읽은기간 작가 추천강도 출판사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4 자연과학 23.04.10-23.04.13 앤 드루얀 ★★★☆☆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