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 가는걸 즐겨하기도 하고, 휴가 1일도 받는 일석이조의 기회라 독립기념관에 다녀왔다. 부대를 빠져나오자마자 군복 입은 상태로 바로 갔는데 가보니 나처럼 군복 입고 온 용사들이 꽤 많았다. 다들 비슷한 마음으로 찾아왔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 외에는 주변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찾아왔거나 역사 견학프로그램으로 단체로 방문한 아그들이었다. (아가들 맡겨두고 어무님들은 쉬기 좋은 역사 프로그램 ㅋㅋ)

나의 경우 itx를 이용해서 천안역에 내려 400번 버스를 이용해서 독립기념관을 찾아갔다. 천안역과 천안고속버스터미널이 가까워서 버스터미널에 내려도 가는 경로는 비슷하다. ktx를 이용하게 되면 천안안산역에 내리게 되어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하기 때문에 귀찮아진다. 1호선으로도 찾아갈 수 있긴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서 6000원 정도 투자하는걸 권한다.

독립기념관 정류장에 도착해서 걸어올라가다보면 종합 안내소가 보이는데, 그곳에 들려 ‘국군장병 견학 휴가 프로그램’ 설명을 들은 뒤에 견학을 시작하면 된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서 ‘현충시설기념관안내’ 앱 설치 후에 블루투스를 켜고 전시관을 차례대로 돌아다니면 된다. 총 5개의 전시관을 구경해야하는데 각 전시관별로 10-15분의 시간동안 머물러야 퀴즈를 풀 수 있다. 5개 코스를 도는데 대략 1시간 20분정도 소요되었다. 생각보다 전시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한 느낌 없이 구경하다보면 주어진 시간이 다 지나가있었다. 문제에 틀려도 다시 풀 수 있으니 퀴즈에 너무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

고등학교 이후로 간만에 한국사를 보니 재미있어서 구경하다보니 시간이 뚝딱 지나갔다. 나 되게 모범 견학생일지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전쟁기념관을 한 곳에 모아놓은 느낌이었다. 우리 민족의 뿌리에서부터 근현대사까지 잘 꾸며놓았다. 통일과 관련된 현대사(6관에 해당)는 ‘국군장병 견학 프로그램’에서는 제외되어있는데, 아마도 군대 특성상 그런게 아닌가 싶다. 기대 없이 갔다가 만족스럽게 구경하고 나왔다. 거울이 있는 곳에서 사진 찰칵!!

박은식, 한국통사 서문 중에서.. 나라는 멸할 수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가 없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나라는 형체이고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정신이 보존되어 멸하지 아니하면 형체는 부활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이 되게 인상깊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슬프지만) 언젠가는 망할 수도 있겠지만, 조상부터 내려오는 혼과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전승되어 내려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이 나라가 망하지 않도록 우리가 애쓰고 국력을 키워나가야겠지만 말이다.

역사를 좋아하거나, 집 가는 길목에 천안이 있다면 군대에 있는 친구를 꼬드겨서(ㅋㅋ) 가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1일 견학 느낌으로 갔는데 잘 꾸며져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바람이 잘 부는 날에는 건물 앞의 태극기 정원에서 사진찍기에 참 좋다. 위치가 천안이라 접근성이 아쉽지만 한번쯤은 방문해볼만 했다.

P.S 옛날에 천안 고속도로 휴게소 들려서 호두과자 사먹은 추억이 기억나길래 나오는길에 호두과자랑 튀김소보로 포장해서 사갔다. 가격도 착하고(호두과자 10,000원(32개) / 튀소 7,000원(7개) 맛도 있었다. 특이하게 팥 앙금이 진한 붉은색이 아니라 밤색에 가까운 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