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2, 3 셀던 위기의 조짐과 해결과정을 재밌게 서술한 책. apple tv+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정치적 싸움과 정치계와 경제계의 싸움까지 다각도로 구경할 수 있었다. 능수능란한 말솜씨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탁월한 전략들을 보다보면 어떻게 아시모프 머리에서 이 모든 것이 나왔는지 의문점이 든다. 아시모프가 한국에 태어났다면 삼국지와 조선의 역사 굉장히 재밌어했을듯.

새 새로운 장이 시작할 때마다 파운데이션의 결성체인 ’은하대백과사전’ 의 구절 일부가 제시되고 관련 내용이 등장하는데, 이는 듄(DUNE) 소설의 구성과 유사하다. 마치 성경 구절과 거기에 담긴 뒷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랄까? 다만 파운데이션 세계관 자체가 시간 및 공간적 스케일이 워낙에 크다보니까 장면 전환이 은하계 끝에서 끝으로 휙휙 이동하고 100년쯤은 우습게 지나가서 새로운 장이 시작될 때마다 긴장하며 정신차리고 읽어야 한다. 또 인간들의 수명 연장도 거의 우리와 유사해서 장이 바뀔때마다 주요인물들도 바뀌고 새로운 인물들이 무더기로 등장하기에 초반에는 천천히 읽는게 낫다. 터미너스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상황도 급격하게 달라지기에 ‘엥? 얘네 언제 이렇게 세력이 커졌담?’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ㅋㅋ

세대가 바뀌면 국내외 정세는 급변하게 되고, 기존의 대응방식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 파운데이션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이는 항상 큰 고민인데 새로운 책략을 구상해서 시도했을 때에 혹시라도 해리 셀던이 예측한 역사 심리학이라는 正道에서 멀어지는건 아닌지 걱정하고 고민한다. 지금까지는 터미너스에 리더쉽 있는 위대한 지도자들이 등장해 왔는데, 과연 그 명맥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우주판 사극을 보는 것처럼 왕권과 신하들의 권력이 서로 대립하고, 붕당정치와 노론과 소론의 싸움, 강경파와 온건파, 개화파와 척화파의 싸움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듯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험을 위한 역사는 싫어하지만, 스토리를 담은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파운데이션 책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대부분 SF 덕후들이 듄(DUNE)과 많이 비교하는데, 개인적으론 파운데이션 쪽에 한 표를 주고 싶다.

1권 파운데이션에서는 제1, 2 셀던 위기까지 등장하는데 과연 그 이후에는 파운데이션이 얼마나 발전하게 될지, 황제가 통치하는 제국은 망국을 멸망을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기대된다!!

P.S

(p.132) 셀던의 고등 심리학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 너무 많은 독립 변수를 취급할 수는 없었을 걸세. 그는 생존했을 때 개개인에 대한 연구 작업은 별로 하지 못했다네. 말하자면 기체 운동 이론을 분자 하나하나에 적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지. 그가 취급한 대상은 군중, 즉 전 행성의 인간이었네. 다시 말하면 행동의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는 눈먼 군중이 연구 대상이었던 거지.

→ 크으으…! 자연과학을 사랑하는 나에게 마음의 울림을 준 구절이었다. 분자 운동 이론이나 양자역학적 개념들을 보면 전체를 설명할 수는 있지만 개별로 들어가면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역시 셀던도 순수과학과 수학을 사랑하는 진정한 학문가였구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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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8 문학 23.07.14-23.07.16 아이작 아시모프 ★★★★★ 황금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