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자식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나쁜 것은 피하게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에 항상 이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그런 무균실과도 같은 곳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상적이고 부족함이 없는 그런 세계에서는 과연 모든 사람이 행복할까? 전쟁과 싸움, 분쟁 없이 매일매일 평화롭게 유지되는 사회. 그곳은 바로 이 책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세계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시각과 견해가 모두 다르기에 우리는 그런 차이
때문에 서로 다투게 된다. 만약 감각과 기억을 조금 통제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면 어떨까? ‘기억 전달자’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마치 유토피아처럼 전쟁과 분쟁 같은 모든 부정적인 기억들은 제거되고 사람들은 그러한 정보게 접근할 수 없다. 오직 ‘기억 전달자(the giver)’만이 유일하게 그러한 정보들을 간직하고 다음 후임자에게 넘겨줄 수 있다.
어떻게 살아가야하나에 대한 걱정 없이 모두가 딸,아들 한 명씩 키우며, 서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소설 속 세상이 좋아보이기도 한다.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엄격한 규칙들 때문에 조금은 불편해보이지만, 최소한의 규칙만 지키면 개개인의 삶에 큰 간섭을 하지 않는다. 소설 1984(조지 오웰)에서는 빅브라더의 완전한 통제를 통해 개인의 삶은 배제된 채 공동체를 위해 살아가도록 의무가 주어져서 다들 우울해보이는데, 기억 전달자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다 행복해보인다. 그들의 기분처럼 날씨도 한결같이 맑으며 비와 눈의 느낌을 경험한 사람은 오직 기억 전달자 뿐이다.
심지어 12살이 되는 해의 12월에는 각자의 직위가 위원회로부터 결정되어 주어지는데, 삶의 방향을 직접 선택하지 않고 타인에게 맡기지만, 모두가 불평 없이 만족해한다. 인간 사는 세상이 아닌 공장같이 쳇바퀴에 굴러가는 삶이라는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지만 행복해하는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왠지 모를 괴리함이 든다. 디스토피아적인 세계에서 정상인은 오직 주인공 조나스 혼자 뿐인데, 나머지 모두가 비정상이기에 외히려 정상인 조나스가 이상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만약 내가 저런 세계에 살아가게 된다면 일주일도 안돼서 미처버릴 것이다.
인생은 고달프고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잊게 하는 소중한 추억이 있기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다. 그렇기에 부정적 요소들을 제거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은 육체가 살아있는 동시에 정신은 죽어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자.
P.S 표지에 등장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대충 봤을 땐 얼굴인줄 모르고 새가 날라다니나 싶었는데 할아버지의 모습인걸 보고 놀랬다.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강렬했는데 생각보다 내용 자체는 임팩트가 조금은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제목 | 분야 | 읽은기간 | 작가 | 추천강도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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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 8 문학 | 23.07.20-23.07.20 | 로이스 로리 | ★★★★☆ | 비룡소 |